상표 식별력 무효심판은 권리를 행사한 뒤 반격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질표시와 암시적 표장의 구분, 등록결정일 기준 판단, 청구인의 증명책임, 제척기간, 심결취소소송까지 상표권자 방어 관점에서 정리했습니다.

상표 식별력 무효심판은 대개 권리를 행사한 뒤에 돌아옵니다. 침해 업체에 경고장을 보냈더니 상대가 그 상표는 상품의 성질을 표시한 것이라 처음부터 무효라며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는 방식이에요.
여기서 결론을 정하는 기준은 등록을 몇 년 유지했는지가 아닙니다. 등록결정 당시 수요자가 그 표장을 상품의 성질로 직감했는지입니다.
상표가 원재료나 효능을 곧바로 떠올리게 한다면 제33조 제1항 제3호를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반대로 사전을 찾아보거나 한 번 더 생각해야 뜻이 잡히는 정도라면 암시적 표장으로 다툴 수 있어요.
방향이 정해지면 다음 순서는 증명책임의 소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목차
- 상표 식별력 무효심판의 근거 조문과 제척기간
- 성질표시 상표와 암시적 표장의 식별력 판단 기준
- 무효심판 심결 이후 절차와 심결취소소송
1. 상표 식별력 무효심판의 근거 조문과 제척기간
상표 식별력 무효심판의 근거는 상표법 제33조 제1항입니다. 제3호는 상품의 산지, 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를 등록에서 제외합니다.
제7호는 제1호부터 제6호까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인지 식별할 수 없는 상표를 제외합니다. 상대방은 보통 이 두 조항을 함께 걸어 옵니다.
두 조항의 성격은 다릅니다. 제3호는 표장이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지를 보고, 제7호는 그 밖의 사정을 모아 출처 표시 기능이 있는지를 봅니다.
제33조 위반은 등록 후에도 무효사유가 됩니다.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이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상표권이 소멸한 뒤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17조 제1항, 제2항).
여기서 상표권자가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제척기간입니다. 상표법 제122조 제1항은 제34조 제1항 제6호부터 제10호까지와 제16호, 제35조 등에만 5년의 제척기간을 두고 있어요.
제33조는 이 열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 확인 항목 | 근거 조문 | 내용 |
|---|---|---|
| 성질표시 무효사유 | 제33조 제1항 제3호 | 산지, 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등을 보통으로 표시한 표장 |
| 기타 식별력 없는 표장 | 제33조 제1항 제7호 | 수요자가 누구의 상품인지 식별할 수 없는 상표 |
| 청구할 수 있는 사람 | 제117조 제1항 |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 |
| 제척기간 | 제122조 제1항 | 제33조는 5년 제척기간 대상이 아님 |
| 사용에 의한 식별력 | 제33조 제2항 | 출원 전부터 사용해 출처 표시로 식별되면 등록 가능 |
그래서 등록을 10년 넘게 유지해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청구를 막을 수 없습니다. 다만 오래 사용한 사실 자체는 제33조 제2항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주장할 때 쓸 수 있어요.
방어 논리를 두 갈래로 세우는 편이 낫습니다. 애초에 식별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먼저이고, 사용에 의한 식별력은 예비적 주장으로 둡니다.
2. 성질표시 상표와 암시적 표장의 식별력 판단 기준
식별력 판단 기준은 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3후11074 판결에 정리돼 있습니다. 이 판결도 등록무효심판 사건이었고, 상고가 기각돼 상표권자가 방어에 성공했어요.
판결이 제시한 판단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 상표가 지니고 있는 관념, 지정상품과의 관계, 거래사회의 실정을 감안한다
- 일반 수요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 판단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 시다
핵심은 암시와 직감의 구분입니다. 대법원은 상표가 지정상품의 품질이나 원재료, 효능, 용도 등을 암시하거나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전체 구성으로 볼 때 일반 수요자가 그 성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없다면 제3호의 기술적 상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제7호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정리했어요. 사회통념상 자타상품의 식별력을 인정할 수 있고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면 식별력 없는 상표가 아닙니다.
피청구인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증명책임입니다. 대법원은 제3호 또는 제7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당사자가 주장하고 증명할 책임을 진다고 못 박았어요.
판시 내용은 대법원 판례속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절차가 끊기는 지점이 보입니다. 상표권자가 스스로 식별력을 증명하려 들면 증명책임을 떠안는 셈이 됩니다.
답변서의 첫 항목은 청구인 주장의 공백을 짚는 것입니다. 어떤 증거가 등록결정일 이전의 것인지, 그 자료가 일반 수요자의 인식을 보여 주는지 하나씩 나눠서 반박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은 블로그 글이나 오래된 문헌을 모아 그 단어가 원재료 명칭으로 쓰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자료가 등록결정일 당시 일반 수요자의 인식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증명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짚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례: 등록 10년이 지난 상표의 무효심판을 특허법원에서 뒤집은 사건
누에 원료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자사 브랜드로 침해 업체에 권리를 행사했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이 그 상표는 원료 명칭이라 식별력이 없다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어요.
특허심판원은 청구를 받아들여 무효 심결을 냈습니다. 등록한 지 10년이 지난 상표였고, 해당 표장이 원료 이름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특허법원 단계에서 제조사가 세운 방어 논리는 세 가지였습니다.
- 그 표장은 사전을 찾아보거나 한 번 더 생각해야 뜻이 잡히므로 암시적 표장에 해당한다
- 해당 원료는 식용으로 쓰이지 않아 실제 재료 표시가 될 수 없다(식품 안전 당국 자료로 입증)
- 20년간 독점 사용했고 10년간 등록을 유지해 온 상표다
특허법원은 심결을 취소하고 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상고 없이 그대로 확정됐어요.

1심에 해당하는 심판 결과가 그대로 굳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3. 무효심판 심결 이후 절차와 심결취소소송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심결이 나와도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심결에 대한 소는 특허법원의 전속관할이고, 심결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상표법 제162조 제1항, 제3항).
이 30일은 불변기간입니다. 그래서 기간을 넘기면 심결이 그대로 확정되고, 상표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봅니다(제117조 제3항).
| 단계 | 판단 기관 | 상표권자가 해야 할 것 |
|---|---|---|
| 답변서 | 특허심판원 | 등록결정일 기준 수요자 인식, 청구인 증명의 공백 지적 |
| 심결 | 특허심판원 | 심결 이유에서 어느 증거가 채택됐는지 확인 |
| 심결취소소송 | 특허법원 | 송달일부터 30일 이내 제소, 채택된 증거를 겨냥한 반증 |
| 상고 | 대법원 | 법리 오해가 있을 때만 |
특허법원 단계는 심판을 다시 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심결이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증거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겨냥해야 하므로, 심결 이유를 먼저 분해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새 증거를 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무엇을 반박하려는 증거인지 심결 이유와 연결되지 않으면 판단에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심판비용은 심결로써 정하고,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의 소송비용 규정을 준용합니다(제152조 제1항, 제2항). 심판 절차를 대리한 변리사 보수도 정해진 범위에서 심판비용으로 봅니다(제152조 제7항).
상표 식별력 무효심판에 대응하려면 착수 전에 세 가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 등록결정일이 언제이고, 그 무렵의 시장과 수요자 인식을 보여 줄 자료가 남아 있는지
- 상대방이 낸 자료 중 등록결정일 이후의 것이 얼마나 되는지
-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예비적으로 주장할 만큼 사용 실적 자료가 갖춰져 있는지
이 세 가지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서를 먼저 쓰면, 증명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는 구조를 활용하지 못하고 이쪽이 먼저 증명하는 모양이 됩니다.
특허심판원에서 한 번 졌다는 사실도 결론이 아닙니다. 심결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답변서 제출 기간과 제소기간은 모두 심판장이 정하거나 법이 정한 기간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청구서나 심결등본을 받았다면 기간이 남아 있을 때 보유 자료를 먼저 점검해 보세요.
동업이나 거래 관계에서 시작된 상표 분쟁은 다투는 논점이 다릅니다. 그 유형은 공동명의 상표 동업 해지 후 단독명의로 가능할까?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등록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식별력을 이유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상표법 제122조 제1항의 제척기간 열거에 제33조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등록일부터 5년이 지나도 청구할 수 있고, 상표권이 소멸한 뒤에도 청구가 가능합니다(제117조 제2항).
Q. 식별력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결정 시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등록결정일 이후에 그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됐다는 사정만으로는 무효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Q. 식별력이 있다는 것을 상표권자가 증명해야 하나요?
대법원은 제33조 제1항 제3호나 제7호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청구인이 주장하고 증명할 책임을 진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사용에 의한 식별력(제33조 제2항)을 예비적으로 주장한다면 그 부분은 상표권자가 자료를 냅니다.
Q.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심결이 나오면 상표권은 바로 사라지나요?
심결이 확정돼야 효력이 생깁니다. 심결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특허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다툴 수 있습니다(제162조 제3항).







